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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야생화! 자연인 권유순


가을의 문턱에서 노란빛으로 물들어가는 단풍잎들과 맑은 웃음소리가 울려퍼지고 산중에 사는 62세의 권유순 씨가 오늘의 주인공입니다. 한적했던 산속에서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으며 지난 7년간 오로지 산골 생활을 해왔습니다. 그녀가 처음 이 산에 발을 디딜 때만 해도 농사일은 물론, 풀 한 포기 손에 대본 적이 없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독학으로 농사법을 익히며, 오늘날의 결실을 맺게 되었습니다.

물론 그녀의 발전은 최근 몇 년간 이뤄진 것만은 아닙니다. 한때는 산속에 혼자 있는 것이 두려워 창문을 잠그곤 했던 그녀가 이제는 한밤중 야생동물도 겁내지 않고 쫓아낼 정도로 대담해졌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과거의 아픔을 잊기 위해 산골 생활에 몰두한 덕분일 수도 있습니다.

유순 씨의 어린 시절은 험난했습니다. 태어나기도 전에 아버지를 잃고, 어머니의 재가로 외할머니 밑에서 자라면서 힘든 시절을 보냈습니다. 밥도 제때 먹지 못하고, 세수하는 법조차 배우지 못한 그녀는 학교에 가는 길 내내 외로움을 짊어져야 했습니다. 이런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단란한 가정을 꿈꿨지만, 결혼 생활 역시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남편과의 불화로 인해 이혼 후 혼자 두 아들을 키우며 억척스럽게 일을 하던 어느 날, 그녀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꾼 사건이 터졌습니다. 운영하던 호프집에서 낯선 손님에게 폭행을 당한 것입니다. 그날 이후 수 차례의 대수술과 함께 후유증에 시달리며 살아가야만 했습니다.

그러나 그녀를 계속해 나아가게 한 원동력은 단 하나, 두 아들에 대한 책임감이었습니다. 언제나 아이들의 든든한 후원자이며 엄마가 되는 것이 그녀의 최대 목표였습니다.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끝없는 고난에도 불구하고 꿋꿋이 버텨낸 시간이 쌓여갔고, 두 아들은 훌륭하게 자라 건장한 청년이 되었습니다. 이제 권유순 씨는 엄마로서의 삶 대신 자신만의 삶을 살아보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녀의 새로운 선택은 바로 산 속 삶이었습니다. 짧아진 소장 때문에 자주 화장실을 가야 하는 현실에서도 눈치 볼 사람 없는 곳, 넓은 텃밭을 일구며 과일 나무를 심을 수 있는 곳이 바로 산이었습니다. 이제 그녀는 산에서 나고 자란 사람처럼 산 생활에 완벽히 익숙해졌습니다. 염소 똥으로 키운 초대형 고구마, 산에서 구해온 잔나비걸상 버섯과 산초 열매는 건강에 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산중 생활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이 느리고 소소하지만 확실한 평화로움입니다.

어떤 시련 속에서도 꿋꿋하게 꽃을 피워낸 권유순 씨는 마치 야생화 같은 존재입니다. 그녀의 강인한 삶 이야기는 2024년 10월 16일 수요일 밤 9시 10분, MBN <나는 자연인이다>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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