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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래 이쁜 게 다 있노


제주도 안덕면 산방산 아래, 흐드러진 유채꽃밭을 바라보는 작은 사진관이 있습니다. 사진작가 박만호 씨와 아내 김귀옥 씨는 하나뿐인 아들 성진이와 함께 7년째 제주의 봄을 만끽하며 살고 있습니다.

대구에서 20년 넘게 웨딩 사진 촬영 업계에서 명성을 날렸던 만호 씨 부부는 아들 성진이의 미래를 위해 안정된 삶을 뒤로하고 제주로 내려왔습니다. 늘 남의 손에 맡기며 서로 얼굴조차 보기 어려웠던 일상, 미래가 현재가 되었을 때, 가족이 쌓아둔 추억이 하나도 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만호 씨는 과감히 제주행을 결단했습니다.


제주에서 24시간 붙어 지내게 된 세 사람. 열심히 일하는 건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지만, 이제는 마음 내킬 때 언제든 사진관 문을 닫고 나선다. 집 밖을 나서면 사계절 변화무쌍한 자연이 펼쳐지고 매일 여행하며 살고 싶던 꿈은 현실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안정된 삶을 찾은 만호 씨 부부에게 또 다른 고민이 생겼습니다. 네다섯 살 아이처럼 동물 장난감에 집착하고 급하면 용변 실수를 하기도 하는 성진이에게 여느 또래처럼 13살 사춘기가 찾아온 것입니다. 전에 없이 '아니!'라는 반항의 표현을 하는 모습이 보통의 아이들 같아 반갑기도 하고 당혹스럽기도 한데... 이제 조금 알게 됐다고 생각했던 아들의 반격! 만호 씨는 이 난관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잘생긴 외모에 타고난 점프 실력! 성진이는 어릴 때부터 누구나 돌아볼 만큼 예쁘고 활발한 아이였지만, 유난히 말이 늦었던 서너 살 무렵, 지적장애를 진단받았습니다. 열세 살이 된 지금, 성진이의 시간은 동물 장난감을 갖고 노는 다섯 살 무렵에 멈춰져 있습니다. 아픈 성진이의 미래를 위해 일에만 매진했던 만호 씨 부부. 하지만 열심히 달려온 시간 속에 아들은 없었습니다. 더 늦기 전에 잃어버린 가족의 시간을 되찾기 위해 감행한 제주행. 제주살이 7년 차, 이제 가족은 매일 아침 산방산 산책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꿈꾸던 여행은 일상이 되었습니다.


동물 장난감에 집착하고 때로는 용변 실수를 하기도 하는 성진이에게도 질풍노도의 시기가 찾아왔습니다. 몇 달 전부터는 엄마, 아빠와 거리를 두거나 거친 말을 하기도 하는데... 여느 아이들처럼 사춘기를 겪는 모습에 안도하면서도 전에 없던 모습이 한편 당혹스럽기도 합니다. 중학교 입학을 앞두고 엄마표 이발을 해주려는 귀옥 씨, 이유를 알 수 없는 아들의 돌발행동에 난감해지고... 평생 사진을 직업으로 해온 만호 씨지만 학생증에 들어갈 증명사진을 찍는 것 하나 쉽지 않습니다. 드디어 설레는 입학 첫날. 성진이는 낯선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을까? 아들을 교실에 넣고도 부부의 발걸음은 떨어지질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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