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극장 포도밭의 점님씨 2024년 11월18일 11월19일 11월20일 11월21일 11월22일
포도밭의 점님 씨

5년 전, 남편 이명연 씨는 무릎 통증을 겪는 아내 조점님 씨를 위해 쪼그려 앉지 않아도 되는 포도 농사를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기대와는 다르게, 아내가 포도 세 송이를 딸 동안 남편은 겨우 한 송이를 딸까 말까 해서 결국 점님 씨가 혼자 많은 일을 하게 됐습니다. 점님 씨는 이 상황을 견디다 못해 남편에게 "당신은 로또야, 절대 안 맞아"라는 말을 내뱉으며 좌절을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조점님 씨의 꿈은 화가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학창 시절 여러 미술대회에서 큰 상을 받고 미대에 합격하는 등 재능을 인정받았지만, 11남매의 막내로서 부모님을 돌보아야 했기에 화가의 꿈을 접어야 했습니다. 그러다 중매로 만난 명연 씨의 제안에 결혼을 했고, 그림 공부를 계속할 것이라는 약속은 점점 현실의 벽에 부딪히며 사라졌습니다. 세 아이를 낳고 키우는 동안 화가의 꿈은 더욱 멀어져 갔고, 남편과 운영하던 식당까지 어려워져 포도 농사는 그들의 마지막 희망이 되었습니다.
샤인 머스캣 농사는 대풍년을 맞았지만, 예상 밖의 저조한 판매로 고난이 계속되었습니다. 그러나 점님 씨 부부의 자부심인 자식들은 잘 성장하여 의사, 회계사, 선박 기관사가 되었습니다. 그들의 도움으로 대출을 받아 시작한 포도 농사였기에 실패의 부담은 더 컸습니다. 결혼을 앞둔 큰딸의 결혼 비용과 세쌍둥이를 출산할 며느리의 산후조리원 비용 등 돈 나갈 일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점님 씨는 좌절하지 않고 활력을 불어넣으며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습니다. 샤인 머스캣을 이용한 막걸리를 만들어 새로운 판로를 모색하고, 내년부터는 포도 하우스를 체험 농장으로 전환할 계획을 세웠습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시어머니를 챙기고, 집안일을 도맡으며 여성농업인 회의까지 다니며 열심히 살아가는 점님 씨는 힘겹지만 웃음을 잃지 않았습니다.
꿈은 이루지 못했지만, 오늘도 성실하게 포도밭에서 살아가는 그녀의 모습에는 꿋꿋한 의지와 사랑의 힘이 담겨 있습니다. 철없는 남편과 티격태격하면서도 굳건하게 인생의 파도를 넘고 있는 점님 씨의 이야기는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줍니다. 그녀의 인생 항로를 통해 우리는 꿈을 향한 끊임없는 도전과 일상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